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 내신 5등급제 시행을 앞두고, 고등학교 선택에 대해 고심하는 중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많을 것입니다. 어느 고등학교가 더 유리할 것인지, 전문가마다 의견도 엇갈리고 정보도 너무 많아 더 헷갈릴텐데요. 이번 글에서는 자주 언급되는 두 가지 유형의 고등학교인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의 뜻과 차이점과 입학 전 고려사항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특목고와 자사고란 무엇인가요?
특목고와 자사고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고등학교 모집시기에 따라 분류된 전기고와 후기고에 대해 살펴봐야 합니다. 전기모집을 하는 전기고는 보통 8월~11월까지 원서접수를 하며, 여기에는 과학고/예술고/체육고/마이스터고 등이 포함됩니다. 12월에 원서 접수를 시작하는 후기 모집 고등학교(후기고)에는 자사고/일반고/외고/국제고가 있습니다. 이 학교들은 같은 후기고이기 때문에 그중에 하나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 후기고는 평준/비평준 지역에 따라 고등학교 지원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특수목적고등학교 또는 특목고는 수과학, 외국어, 국제 등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소질이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입니다. 즉, 수학/과학 분야 인재육성, 어문학이나 국제 계열 특화 인재양성, 또는 직업전문/예술형 인재양성 등의 특수 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고등학교를 의미합니다. 특목고에는 전기고로 과학고등학교, 예술고등학교, 체육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 등이 있으며, 후기고로는 외국어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즉 자사고는 커리큘럼 설계와 학생 선발이 보다 자유로운 사립 고등학교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자율성을 보장받되, 정부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재정적 확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보통은 자사고의 학비가 비싼 것입니다. 자사고에는 전국단위 학생 모집을 하는 ‘전국 단위 자사고(전사고)’와 광역지역의 학생을 모집하는 ‘광역 단위 자사고(광역 자사고)’가 있습니다. 보통 전국 단위 자사고가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데, 2024년 현재 하나고, 포항제철고, 김천고, 인천하늘고, 상산고, 북일고, 외대부고, 광양제철고, 현대청운고, 민사고 이렇게 10개가 있습니다. 자사고는 후기고에 포함됩니다.
2. 특목고와 자사고의 차이점
가. 입학과정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입학 전형 방식입니다. 특목고의 경우 일반적으로 해당 학교의 중점 분야에 대한 실력을 테스트하는 특별 입학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과학고에 지원한다면 수학과 과학 역량을 잘 보여줘야 합니다. 반면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 성적을 전반적으로 보고 면접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자사고는 자체 입학전형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특목고 전형만큼 전문화되어 있지는 않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나. 커리큘럼
또 다른 주요 차이점은 각 학교에서 무엇을 공부하는가 입니다. 특목고는 설립 목적에 맞는 특화된 커리큘럼을 진행합니다. 외국어고의 경우, 영어 외에도 여러 어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자사고의 커리큘럼은 좀 더 유연합니다. 여전히 국가 교육과정을 따르지만, 그에 더해서 더 다양한 과목과 교육방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심화나 선택 과목, 그 외 독특한 프로그램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다. 학교 환경
학교 시설 등 환경도 상대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특목고는 특정 분야에 관련된 최첨단 시설을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고의 경우 다른 학교에서는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첨단 실습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사고는 일반적으로 보다 개별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한다고 자부합니다. 수업규모가 더 적을 수 있으며, 이는 교사의 개별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대입 수시전형에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의 ‘세부능력 특기사항(세특)’ 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3. 특목과와 자사고 입학 전 고려사항
수과학이나 외국어 등 특정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특목고는 다른 학교가 따라올 수 없는 심도 깊은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같은 관심사와 학업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학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동기부여와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적인 입시 과정과 엄격한 수업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높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은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입학 후 학업진도도 빠르고 워낙 잘하는 친구들도 많아 그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또 특목고는 해당 분야 외 폭넓은 교육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고의 경우, 국어나 사회 등 인문계열 공부는 소홀해질 수 있어 추후 본인의 진로를 바꾸려고 할 경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자사고는 다양한 과목에 대해 심화 과목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의 진로에 따라 커리큘럼을 선택하기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즉, 수학이나 과학, 영어 등 특정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 교과목에 대해 심화 선택과목까지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진로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또 사립고등학교이니만큼 자사고는 학급 규모가 작아 개인별 맞춤 지도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학비도 비싸고, 사교육비를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커서 재정적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또 특목고와 마찬가지로 자사고 역시 학업 부담이 매우 높을 수 있습니다.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큰 결정입니다. 중학생이라면 자신의 흥미와 강점, 장기적인 진로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이 특정 분야에 특화된 교육을 원하는지, 아니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로를 선택할지를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그후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부담감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학교 유형을 선택하세요.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서, 단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개인 목표와 학습 스타일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면 됩니다. 부모님, 지도교사, 가능하면 해당 학교 출신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며 특목고와 자사고의 생활이 어떤지 자세히 알아보세요. 어떤 길을 선택하든,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